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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인간 관계

아직도 가야할 길 1 - 스캇 펙(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

by Midwife 2023. 6. 12.

<아직도 가야할 길> 소개

이 책은 어느 서점을 가든 '스테디셀러' 칸에 있는 책이다. 보라색 표지로 된 이 책을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보통 책을 고를 때 기준이 까다로운지라 어지간하면 베스트셀러도 잘 믿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도 '베스트셀러' 라고 하는 책을 보면 왜 베스트셀러인가 싶을 때가 많다. 

그저 요즘 사람들의 니즈를 저격한 제목을 지었다든지, 작가가 그런 사람이라든지 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내용을 까보면 별 알맹이 없이 자기자랑하는 식의 이야기가 많다.

혹은 다 아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있어보이는 척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정신적 성장'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리학과 영성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흔한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듯 뻔한 내용을 말하지 않고 심도 있고 핵심을 찌르는 내용을 많이 수록했다. 

저자의 이력이 또 특이한데 불교도로서 책을 집필한 후 크리스천으로 개종을 선언한 사람이다.

 

저자는 '정신적 성장=영적 성장' 이라고 이 책에서 잠시 정의를 해두고 책의 내용을 이어간다. 중간중간 영적 성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이 어려운 경우 '정신적 성장'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접하면 좋을 것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 이라는 책은 1978년 처음 집필이 되었고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온 책이다. 

저자는 정신과 상담의로서 환자와 치료하면서 얻은 내용과 사례들을 이 책에 수록하였는데, 정신과 환자라고 해서

보통 사람들과 동떨어진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흔히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환자라는 것이다

(환자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나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 전혀 거부감이나 낯선 느낌없이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리학과 영성을 결합한 책임에도 종교의 유무와 상관없이 읽었을 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니 기대하고 읽어봤으면 좋겠다. 

 

<아직도 가야할 길> 본문

1부 훈육

삶은 문제와 고통의 연속이다.

삶은 고해(고통의 바다, 불교 용어)다. 이것은 위대한 진리다. 쉽게 말하면 삶은 원래 힘든 것이다.

삶이 진정으로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삶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된다.

일단 받아들이면 삶이 힘들다는 사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힘들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대신 늘 자신이 지닌 어려움, 걱정, 문제가 엄청나다고 끊임없이 불평한다. 마치 삶은 기본적으로 편안한 것처럼,

삶은 응당 편안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자신의 고통이 유례없는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훈육’이다.

우리가 문제를 직면하면 절망, 슬픔, 외로움, 죄책감, 분노, 걱정 등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불편해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모든 과정 속에 삶에 의미가 있다. 문제에 부딪치면서 용기와 지혜가 생겨나고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사람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자극하고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잊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약을 복용하고 회피하려고 한다.

문제 안에서 괴로워하기보다 문제 밖으로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 이것이 바로 정신병의 근본 원인이다. 문제를 피하려고

할수록 고통은 가중된다. 때문에 우리는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훈육이다.

훈육괴로움을 감당하게 하며 문제로 인한 고통을 건설적으로 겪게한다.

 

그렇다면 이 훈육의 도구는 무엇인가훈육의 도구에는 아래와 같은 4가지가 있다.  

 

1.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

2.책임을 지는 것

3.진리에 대한 헌신

4.균형 잡기

 

우리는 이제 이것을 차근차근 알아볼 것이며, 이번 시간에는 1.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1.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

혹시 이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하면 생각날만한 것이 바로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다

기억하는가? 어린아이들에게 실험을 하여 마시멜로를 줄테니 30분 동안 안 먹고 참으면 하나를 더 주겠다,

하지만 지금 먹으면 끝이다라고 하여 얼마나 참고 인내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는 내용이었다.

재밌는 것은, 시간이 지나 그들의 미래를 확인하였더니 참았던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더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 저자는, 즐거움을 뒤로 미뤄야 하는 이유 충동적인 삶이 아닌,

인내하여 성공과 행복을 이루는 삶을 위해서라고 한다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삶이 주는 고통과 즐거움을 맛보는 순서를 정한다는 것이며

고통을 먼저 맞고 겪고 극복함으로써 즐거움은 배가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숙제를 해야 하지만 TV를 계속 보다가 겨우 숙제를 하거나 숙제를 못하고 잠이 든다.

어떤 아이는 순간적인 기분으로 수업을 빼먹고 학교를 가지 않는다. 충동적인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도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이후에는 사회와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이런 이들은 대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개입했을 때 반항을 하곤 한다. 이렇게 충동적인 이들은

부모의 훈육을 받지 않았을 수도 있고, 과하게 받았을 수 있다. 절제되지 않은 훈육을 받은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즐거움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필자는 부모의 훈육 태도를 강조한다. 부모의 좋은 훈육 태도는 1차적으로 시간을 들여서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있어야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을 할 수 있게 되고 훈육을 언제 해야할지 적절하게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 상황만 보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가혹하게 훈육을 할 수가 있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쓰라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넘치는 좋은 부모는 시간을 들여서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결정을 내릴 때 괴로워하고 말 그대로 아이와 고통을 함께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부모님이 기꺼이 나와 함께 고통을 받고 있으니 고통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닐 거야.

나도 기꺼이 괴로움을 견뎌야지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자기 절제의 시작이다.

즉 부모가 아이에게 바치는 시간의 질과 양이, 아이에게는 자신이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사랑이 없는 부모가 아무리 아이에게 사랑을 자주 고백하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한다 해도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알아차린다. 반대로, 진정으로 사랑받는 아이들은 당장 부모가 나에게 잘해주지 못하는 것을 느껴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느낀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무의식 가운데 있는 것인데 이는 정신 건강에 필수적이며 자기 절제의 초석이 된다.

어린 시절에 획득해야만 한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도 그 생각이 잘 유지가 된다.

거꾸로 어릴 때 그런 것을 못 느낀 사람은 커서도 그 생각을 갖게 된다.

 

요약하자면,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루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아이들은 스스로 훈육할 줄 아는 역할 모델자기 존중감

있어야 하고 존재의 안전함을 신뢰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부모의 자기 절제와 순수하고 일관된 보살핌을 통해서 획득된다. 이것을 부모에게서 얻지 못할 경우 다른 곳에서 획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든 투쟁이 되고 때에 따라서는 평생 걸릴 수도 있고 획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는 책의 뒤에서 서술한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즐거움을 미루는 거 뭐 그리 대단하고 필요한 능력이란 말인가?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A라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사회적인 일 처리와 업무를 뛰어나게 잘 하는데 가족과의 관계나 기타 인간관계에서는 힘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 A의 직업은 재무분석가로 일을 탁월하게 잘 처리해내는 여성이다. 이 여성은 실제로 자녀에게 굉장히 열심을 다하고 또 자녀를 사랑했지만 다소 무기력한 엄마였다. 왜냐하면 노력과 달리 자녀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늘 있었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은 탁월하게 잘 처리하는데 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그녀는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지체되는 시간 동안의 불편함을 견디려 하지 않았다. 재무 분석이라는 일은 난이도가 있지만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빠르게 판단하는 일이었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녀에게 문제 해결은 즐거움을 의미했기에 그 즐거움을 미룰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달랐다.

그것을 해결하는 데 늘 정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시간을 들여 서로 조율하고 소통해가면서 해결해야 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살면서 우리는 늘 문제를 직면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바로 해결되거나 사라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성장한다. 마지막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문제를 직면했을 때 주로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

내가 지금 외면하고 회피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