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균형 잡기
균형 잡기란 우리에게 융통성을 주는 훈육이다. 실제로 모든 활동 분야에서는 융통성이 요구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 화내는 것을 생각해보자.
화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많은 세대에 걸쳐 우리 안에 키워진 감정이다.
누군가 나의 영역을 침해하거나 짓누느려고 하는 것을 자각할 때 우리는 화를 낸다.
화를 내지 않으면 때로는 짓밟히고 말살될 수 있다. 일종의 생존 본능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처음에는 우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혹은, 화를 내며 대응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감정을 규제하고 조절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분노를 표현할 줄 아는 능력뿐만 아니라 표출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도 소유해야 한다. 더 나아가 여러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할 줄 아는 능력을 소유해야 한다. 때로는 심사숙고해서 자기 평가를 한 다음 감정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곧바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으며 어떤 때는 냉정하고 침착하게 하는 것이 좋다. 어떤 때는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 화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우리는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화를 처리하는 법을 알아야 하며 가장 적당한 때와 방식을 분별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일상에 좀 더 구체적으로 적용해보자.
어떤 아버지가 딸과 체스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승부욕이 있는 사람이라 열심히 게임에 임했고 마침내 승리했다. 그러나 게임이 끝난 후 딸은 우울감에 빠졌고 울면서 방으로 가버렸다. 아버지는 순간 후회가 들었고 자신을 돌아보았다. '내가 승부욕이 강하다보니 이기려는 욕망이 강했고, 그로 인해 딸이 마음을 안좋게 만들었구나'.
이것은 저자의 이야기이다. 얼핏 들으면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중요한 진리가 담겨있다.
저자는 '승부욕' 과 '딸의 마음을 좋게 해주는 것', 2가지 가치 중에 균형을 잡는 것을 실패한 것이다.
나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며 비슷한 예시가 떠올랐다.
군 생활을 하던 시절, 중대원들이 잘못을 하여 중대장 지시사항으로 중대원 전체가 당분간 TV를 못 보게 되었고 PX(군대의 매점)도 가지 못하게 된 때가 있었다. 다들 불만이 가득했고 주말인데도 TV도 못 보고 심심하게 지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던 날, 당직을 섰던 A라는 간부가 있었는데 몰래 TV를 보여주겠으니 들키더라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한 것이다. 당시 중대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 때부터 그 A간부를 진심으로 따르고 존경하고 충성하게 되었다. 그는 실제로 그 이후로도 적당한 융통성을 잘 발휘하여 병사들의 신임을 샀다. 반면 B라는 간부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혼날까봐 그런 융통성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평소에도 혼날까봐 조심하다가 오히려 더 실수하여 혼날 때가 많은 사람이었다. B가 A보다 선배였는데도 말이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융통성의 발휘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규칙을 지키는 것, 혼나지 않는 것' VS '병사들과의 유대감과 신뢰감 형성',
2가지 가치 간 균형을 각자 다르게 잡은 것이다. 지시사항을 필요에 따라 어기는 것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상명하복 조직이고 전시를 대비하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순간 큰 일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삶에서 늘 어떤 부분에 무게를 줄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균형잡기를 위해서는 무언가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고부 갈등이 있을 때 남편이 대처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의 편을 들면 어머니의 마음이 상할 것 같고 어머니의 편을 들면 아내의 마음을 상할 것 같은 상황에서 그 어떤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건강한 우울증
성장을 위해서는 위의 예시처럼 무언가를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성장을 위해 ‘옛 자아’를 포기해야 한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욕망을 포기하는 것이 우울할 수 있다.
사랑한 어떤 것을 포기하는 데 따르는 감정이 바로 우울이기 때문이다.
내가 친숙한 것을 버릴 때는 힘들고 우울한 감정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중요한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
참고로 아래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고 발전적인 삶의 과정에서 포기해야만 했던 주된 상태, 욕구, 생각들을 발달 순서대로 요약'한 내용이니 간단하게 훑어보고 체크리스트 삼아 나를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①어떤 외부의 요구에도 대응할 필요가 없는 유아기
②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환상
③부모를 완전히(성적인 것을 포함해서) 소유하고 싶은 욕망
④유년 시절의 의존심
⑤부모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들
⑥청소년기의 무한한 가능성
⑦책임 없는 자유
⑧청년기의 민첩함
⑨청년기의 성적 매력과 가능성
⑩불멸에 대한 환상
⑪자녀에 대한 권위
⑫일시적으로 갖게 되는 여러 가지 권력
⑬신체적 건강의 독립성
⑭궁극적으로는 자신 그리고 생명 자체
이로써 훈육의 4가지 도구(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 책임을 지는 것, 진리에 대한 헌신 ,균형 잡기)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쉬워보이지 않는다.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몸 편하게 살면되지 왜 정신적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고통을 피하고 괴로움에서 도망치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높은 수준의 의식이나 영적 성장을 촉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정신적 발전을 갈망하겠느냐면?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제 뒷 부분에서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인 '사랑'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이 4가지의 훈육 도구를 사용하려는 의지를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이러한 훈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이 무엇인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오해와, 저자가 정의한 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해 깊게 알아볼 것이다.
여러분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비교를 해보면서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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